프랑스 월드컵에서 한국양궁의 대표선수인 김제덕 선수가 상대선수에게 화이팅을 외쳤다가 심판에게 제지를 받는 일이 생겼다. 대부분의 한국언론은 큰 문제가 아닌듯 반응했다.
우리에게 이 '화이팅'은 너무나 익숙한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진을 찍을 때면 주먹을 쥔 오른손을 들고 화이팅을 외친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에서 열리는 각종 단체 행사 사진에서 서양인들뿐 아니라 심지어 중국인과 다른 아시안에게서 주먹을 쥐고 ‘화이팅’하는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아주 간혹 다른 나라 운동선수가 비슷한 사진을 찍는 경우가 있으나, 한국인 사진사가 요청한 경우로 이는 흔치 않은 일이다.
한자리에 모인 이들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는 제스처를 공개적으로 하는 곳은 일본과 한국뿐이다.
대표적으로 일본의 정치인이 오른 주먹을 높이 들고 사진을 찍는다. 그러나 일반적인 사람들은 그런 사진을 찍지 않는다. 아주 드물게 비슷한 사진을 찍는 경우는 대단한 결단을 표현할 때다.
일본의 사진은 주먹을 쥐고 팔을 하늘을 향해 쭉 뻣는다. 한국은 팔을 굽혀 각지게 앞으로 든다.
그 유래는 무엇일까?
영어 ‘fight’는 '적과 서로 치고 받으며 싸우다'는 뜻이며, '언쟁을 벌이다. 소송을 벌이다. 투쟁하다'는 전투적 의미를 담고 있다. '화이팅'은 미국이 서부개척 때 원주민을 다 잡아 죽이자는 말로 썼다고 한다.
실제로 No more fighting. Stop fighting 처럼 “그만 싸워라”라는 부정적 의미를 내포한다.
영미권에서 ‘힘내자’라는 의미는 Cheer up, Do you best, Hang in there 등을 쓴다.
이렇게 불량스러운 ‘화이팅’은 일본식 영어 ‘빠이또’에서 왔다. 게다가 일본에서도 이 말은 잘 쓰지 않는다.
도서출판사 <동문선>의 신성대 대표는 ‘품격경영’에서 “전 세계에서 주먹질 해대는 민족은 일본인과 한국인들뿐”이라고 지적한다. 그의 지적에 따르면 주먹질하며 싸움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공표하는 ‘주먹 불끈 쥐고 화이팅’은 일본 스모 문화에서 전래한 “상스러운” 문화”라고 지적한다.
우리는 세계인이 혐오하는 ‘화이팅’을 언제까지 해야 할까?
시민언론 들꽃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