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시장의 스폰서로 알려진 김모 회장이 강혜경 씨를 회유하려 한 녹음이 홨인됐다.
<뉴스타파>가 강혜경 씨와 김 회장의 통화 녹음파일을 다수 확보해 분석한 결과, 김 회장은 명태균 관련 보도가 본격화되자 강 씨에게 “국민의힘까지 죽일 수 없지 않냐”며 명 씨에게 거액을 지급해 사건을 무마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회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태균 씨가 진행한 13차례 비공표(비공개)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김 회장은 2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강혜경 씨가 자신에게 “갑자기 1,000만 원을 빌려 달라”는 문자를 보냈었다고 주장했다. 또 “돈을 빌려 달라는 요구를 거절하자 강 씨가 나와 오 시장과 관련된 폭로를 이어간 것 같다”라며 “국감에 출석해 증언하던 강 씨가 돈을 빌려 달라고 연락한 것이 협박처럼 느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뉴스타파>가 확보한 두 사람의 통화 내용은 김 회장이 오히려 강 씨를 설득하며 명태균 씨를 돈으로 회유하자는 계획을 먼저 제안했다. 김 회장은 강 씨에게 “강 실장만 덮으면 된다”라며 입막음을 시도하며 “명태균에게 10억이나 20억을 건네고 사건을 덮자”라고 말한 것을 확인했다.
김 회장과 강 씨의 통화 녹음파일 5개를 뉴스타파가 분석한 결과, 김 회장은 자신에게 유리하게 상황이 전개되길 바라며 강 씨에게 사건을 덮자는 취지로 회유했다.
특히 2024년 9월 10일 통화에서 김 회장은 강 씨에게 “강 실장 말고는 (증거가) 다른 데서 샐만한 사람은 없어요. 그런 정황 증거를 갖고 있는 사람은 강 실장뿐이잖아”라며 “그럼 강 실장만 덮으면 되네”라며 사건 무마를 시도를 했다. 이어 “명태균을 죽여야지. 우리가 국민의힘까지 죽일 순 없잖아”라며 설득을 이어갔다.
그러나 강 씨는 “저만 덮으면 되죠. 그런데 저는 덮기 싫어요”라면서 진실을 공개하겠다고 맞섰다.
김 회장은 “나하고 통화했다고는 하지 말고”라며 입단속을 요구했다.
● 김OO : 저기, 강 실장 말고는 다른 데서 샐만한 사람은 없어요. 그런 정황 증거를 갖고 있는 사람은 강 실장뿐이잖아.
○ 강혜경 : 네네네.
● 김OO : 그럼 강 실장만 덮으면 되네.
○ 강혜경 : 저만 덮으면 되죠. 그런데 저는 덮기 싫어요.
● 김OO : 그러면 명태균만 죽여야지.
○ 강혜경 : 네. 명태균하고 김영선, 세트로 해서요.
● 김OO : 명태균을 죽여야지. 우리가 국민의힘까지 죽일 순 없잖아.
○ 강혜경 : 하지만 불똥이 어떻게 튈지는 모르죠.
● 김OO : 알았어요. 한 번 생각해볼게요. (중략) 나하고 통화했다고는 하지 말고.
○ 강혜경 : 네, 당연하죠.
김 회장은 지난 9월 5일 통화에서 강 씨에게 청와대(대통령실) 관계자들을 거론하면서 “저쪽(대통령실)에서도 확전을 원하지 않고, 여기도 확전을 원치 않는다”라며 대통령실이나 이쪽 모두 문제가 크게 불거지는 것을 원치 않으니, 명태균에게 돈을 주고 뒤집어 씌우자는 제안을 했다.
김 회장은 강 씨에게 “명태균이가 뒤집어쓰든 감옥에 가든 간에 명태균도 뭐 좀 받고... ‘한 10개 줄게 20개 줄게’ 해갖고 던져주고. ‘네가 뒤집어쓰고 허위 진술하고 (감옥) 가라’ 하든지”라며 거액을 주고 사건을 덮자는 취지로 말했다.
김 회장은 오세훈 여론조사 비용 '대납' 관련 보도가 나간 뒤 언론에 “강 씨가 돈 요구를 거절하자 자신과 오 시장에 대한 폭로를 이어간 것 같다”라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김 회장이 사건의 진실을 덮기 위해 대통령실을 거론하며 돈을 건네려고 제안한 것이 드러난 것이다.
이로써 오세훈 서울시장과 명태균 간의 거래에 더 큰 의혹이 제기되고 증거인멸, 모해위증 회유의 혐의까지 추가될 가능성이 커졌다.
시민언론 들꽃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