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대령이 군사법원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습니다. 기쁜 일입니다. 그의 혐의는 항명과 명예훼손이었습니다. 군인에게 항명은 치욕입니다. 법원은 애초 그것이 정당한 명령이 아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부당한 명령에 따르지 않아야 한다는 건 지난 세계대전과 전범재판 이후 모든 선진 군대의 상식입니다.
병사가 죽었습니다. 그의 죽음 앞에 두 사람이 섰습니다. 한사람은 법과 양심에 따라 수사했고 부당한 명령에 굴하는 대신 수사 결과가 은폐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다른 한사람은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하겠냐"며 격노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사람의 죽음이었으나 다른 누군가에게는 "이런 일"이었습니다. 저는 병사를 저렴한 소모품이 아닌 평등한 인격체이자 생명으로 취급하는 고위급 장교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크게 위로받았습니다. 또한 보직과 안위보다 원칙을 우선 순위로 두고 타협하지 않는 고위급 장교가 남아있다는 사실에 크게 안도했습니다.
중동, 유럽, 남중국해의 불안한 정세, 그리고 이러한 갈등들을 기회 삼아 동맹에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하는 북한의 수싸움으로 매우 위험한 때입니다. 그래서 이런 군인의 존재는 더욱 소중합니다. 과거 장태완 장군이나 박정훈 대령과 같은 군인이 지금 이 중대한 시기 대한민국 군대의 얼굴이 되길 바랍니다. 지시를 내린 자에게 부인당하고 뒤늦게 카메라 앞에서 울먹이는 내란 실행자들이 아니라 말입니다. 그런 자들을 카메라에 담을 때는 군복을 모자이크로 가려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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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언론 들꽃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