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윤석열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기일에 출석해 “비상입법기구 구성과 관련한 예산 편성을 지시한 적이 없다”라고 증언했다.
그러나 22일 국회 청문회에서 윤석열이 지시를 담은 쪽지를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전달했다는 시각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다른 장소에 있었다는 정황이 밝혀졌다.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22일 국회에서 청문회를 열었다. 청문회의 관심사는 윤석열이 비상입법기구 구성 지시를 담은 쪽지를 최 장관에게 전달했는지를 밝히는 것에 집중됐다.
이는 윤석열이 지난 21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출석해 비상입법기구 구성 예산 편성 지시를 담은 쪽지를 최 장관에게 준 적이 있는지를 묻는 말에 “(쪽지) 그걸 준 적도 없고 계엄을 해제한 후 한참 있다가 이런 메모가 나왔다는 걸 기사에서 봤다”라며 “기사 내용이 부정확하고 이걸(쪽지)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국방장관밖에 없다. 그런데 장관이 구속돼 있어서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라고 팩임을 회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이미 국회에서 윤석열에게 쪽지를 받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한 바 있다. 그리고 김용현 전 장관 공소장에 따르면 윤석열은 최상목 부총리뿐만 아니라, 한덕수 국무총리,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게도 지시를 담은 문건을 전달했다.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에서 “(최 장관이 쪽지를 받은) 그 시간 김 전 장관은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전군지휘관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라며 “김 전 장관은 대통령실 국무위원 대기실에 없었고, 윤 대통령의 (헌법재판소에서의) 발언은 완전히 거짓”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최 장관이 쪽지를 받은 시간은 오후 10시43분께, 김 전 장관이 합참에 머무른 시간은 같은 날 오후 10시 20분부터 오후 11시 10분까지라고 박 의원은 설명했다.
청문회에 출석한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윤으로부터 직접 지시사항이 담긴 쪽지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제가 자리에 앉자마자 건넸기 때문에 이를 기억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의원은 “윤석열씨는 자신의 죄를 부하들에게 뒤집어씌우기에 급급하다”며 “양심만 없는 줄 알았는데 의리도 없고, 용기도 없고, 진심도 없다”라고 비판했다.
홍장원 국정원 전 제1차장은 민주당 김병주 국회의원의 질의에 답하며 대통령이 직접 체포하라고 한 통화 내용을 자세히 진술했다.
홍 전 1차장은 12월 3일 오후 8시경 “대통령의 전화가 올 테니 대기하라”는 지시를 보좌관으로부터 받았다. 8시 22분 먼저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한두 시간 후에 중요하게 전달할 사항이 있으니 통신 축선에 대비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며 이후 집무실로 돌아가 대기하던 중 밤 10시 23분께 TV로 비상계엄 선포를 확인했고, 10시 53분 대통령으로부터 전화가 왔다고 했다.
홍 전 1차장은 당시 통화에서 “대통령이 비상계엄 발표 사실을 확인한 뒤 '이번에 다 잡아들여서 싹 다 정리해라'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통화 직후 11시 6분 홍 전 1차장은 여인형 방첩사령부 사령관과 통화했다. 홍 차장은 자신이 받은 대통령의 지시를 전 방첩사령관에게 전달했고, 여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포함한 정치인 14명의 체포 대상 명단을 전달받았다고 진술했다.
홍 차장은 “체포 대상자 명단을 받아보는 순간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당시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이로써 윤석열의 21일 탄핵 심판에서의 주장은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실무자들에게 부정되고 있다.
시민언론 들꽃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