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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정치

SPC 찾은 이 대통령 “저임금 장시간 노동 문제” 직격

대부분 새벽에 사고 발생...이 대통령 “노동 강도가 너무 세서 밤 근무 시 졸릴 것”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SPC 삼립 시흥 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 거듭된 산재 원인을 직격했다.

 

이 대통령은 "저도 노동자 출신이고 산업재해 피해자인데 수십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노동 현장에서 죽는 노동자들이 너무 많다"라며 "같은 현장에서 같은 방식의 사고가 반복되는 건 문제가 있다"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김범수 SPC삼립 대표이사는 "SPC는 조금 더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기 위해서 몇 가지 혁신 방향성을 가지고 추진하기로 했다"라며 ▲안전 경영 거버넌스 강화 ▲안전 중심의 생산 체계 구축 ▲산업안전 인프라 및 안전 투자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노동 강도가 너무 세서 밤 같을 때는 졸릴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그러자 김 대표는 "사실 야간근무할 때에는 식사시간 1시간이 있고, 4시간마다 20분씩 휴게시간을 부여해서 힘든 시간을 보완하도록 운영하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20분의 휴게 시간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12시간 근무 시간에서 딱 두 번밖에 없었다. 공정 과정의 교체시간을 휴게시간이라고 거직 보고한 것이다.

 

SPC 발생한 사고가 새벽 시간임을 확인한 이 대통령은 "일주일에 4일을 밤 7시부터 새벽 7시까지 풀로 12시간씩 사람이 일을 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저는 의문이 든다"라며 "이게 노동법상으로 허용되는 노동 형태인가"라고 물었다.

 

SPC삼립 시화센터장은 "탄력근무제는 없다"며 "주 52시간 이내에 근무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루 12시간씩 4일을 밤낮으로 교대를 해서 24시간 이내 노동을 하고, 나머지 3일은 하루 8시간씩 3개 조가 돌아가면서 24시간 이내로 근무하기 때문에 법적 제한 시간을 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3교대가 아닌 2교대로 근무하고 있는 데 대해 의문을 던졌다. 이 대통령은 허영인 SPC그룹 회장에게 "(초과근무수당으로) 150%씩 주고 12시간을 시키느니, 8시간씩 3교대를 시키는 게 임금 지급에서 더 효율적"이라며 "그런데 왜 그렇게 하느냐"고 따졌다.

 

이 대통령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며 "제가 추측되는 얘기를 한번 해 보겠다. 혹시 임금총액이 너무 낮아서 8시간씩 일을 시키면 일할 사람이 없는 것 아니냐"라고 따졌다.

 

그러자 김 대표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씀하신대로 야간근무하게 되면 OT수당(초과근무수당)이라는 것이 있는데 기업 입장에서 보면 사실은 비용이 더 나가는 부분도 맞고, 근로자들도 총액 임금 차원에서 사실은 임금 보전이 더 되는 부분들도 있어서 임금 부분은 항상 매년 임금단체협상 사항으로 서로 협의해 가면서 하고 있다"라고 실토했다.

 

이 대통령은 "최고 경영자의 경영적 판단인데, 전에도 아마 12시간씩 맞교대하다가 사고가 난 것 같다"라며 그것도 밤에 12시간씩 일하면 힘들고 졸리다. 그러면 당연히 쓰러지고 끼이고 그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건 사실 예측할 수 있다"며 "그런데도 12시간씩 맞교대를 계속하는 이유는 결국 기본임금이 매우 낮아서 아마 8시간씩 3교대 하는 방식으로 일하면 총액임금이 적어질 거고, 그러면 그 임금으로 일할 사람이 없어서 그런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이게 사고의 근본 원인 같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SPC도 이를 인정했다.

 

이 대통령은 "저임금 장시간 노동"이라고 비판하면서 나중에 따로 임금 수준을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장시간 저임금 노동이라고 하는 걸 언젠가는 벗어나야 하는데 업종의 특수성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노동자들이 심야 장시간 노동 때문에 (산재가) 생긴 일로 보인다"라며 "그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될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달 월급 300만 원 받는 노동자라고 해서 그 목숨값이 300만 원은 아닌 것"이라며 "돈보다 생명을 귀히 여기고, 안전을 위해서는 비용도 충분히 감수하는 그런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노동부에게 "앞으로 안전설비, 안전시스템 이런 게 제대로 작동하는지, 잘 갖춰져 있는지를 일상적으로 잘 관리하기 바란다"며 "300명의 근로감독관 조직도 신속하게 하고, 불시에 '특공대다' 생각하고 곳곳에 실시간으로 점검해 주길 바란다"라고 주문했다.

 

이에 SPC 그룹은 28일, 10월 1일부터 야근 8시간 초과를 폐지할 계획을 밝혔다. 제품 특성상 야간 생산이 불가피한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 공장 야간 가동 시간 자체를 줄이고, 주간 근무 역시 단계적으로 단축해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피로 누적과 집중력 저하 등 사고 위험을 사전에 줄일 계획이다.

SPC 그룹은 이번 근무제 개편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노동조합과도 협의고 함께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민언론 들꽃 편집부